《크리스마스 성화전 -우주를 향한 창》
《Christmas Artworks Exhibition - A Window Into The Cosmos》
김형주 개인전 Kim Hyoung Joo Solo Exhibition
2025년 12월 3일 (수) - 12월 27일 (토)
Dec 3rd - Dec 27th, 2025

성탄 Christmas
캔버스에 유화 Oil on canvas
45.5x38cm (10F), 2025

오손도손
Warmly Together
유리와 시멘트
Glass and cement/Dalle de verre
30x25x2cm, 2025

우주로 향한 창_쪽두리꽃
A Window Into The Cosmos – Jjokduri Flower
캔버스에 유화 Oil on canvas
72.7x60.6cm (20F), 2025
우주로 향한 창
2024년에 시작된 이번 연작은 이전의 작업들과는 사뭇 다르게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랜 시간에 걸쳐 집중해 온 여러 형태의 작업들이 이 새로운 시리즈 안에서 하나로 모여, 또 다른 이야기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가로 처음 등단했을 때는 미니멀 계열 작업의 치밀한 테크닉에 몰두하며, 삶을 지속하게 하는 에너지와 육체적 노동의 의미를 탐구하고자 했다. 이후 재료 연구에 몰입하던 시기에는 나무, 금속, 유리 등 다양한 재료를 도입하며 표현의 폭을 넓혔고, 그 과정 속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자신을 단단히 세우려 노력했다.
성당 건축과 함께한 30여 년은 작가의 예술적 시야를 넓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성미술 연구를 위해 과거의 종교 건축뿐 아니라 여러 나라의 현대 건축을 탐구하였으며, 이를 통해 예술과 공간, 전례의 관계를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성당 건축 속 미술품 설치는 단순한 조형 행위가 아니라, 건축가와의 긴밀한 협업과 공간에 대한 통찰이 요구되는 복합적인 작업이었다. 성당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성경 연구는 당연히 필수적인 과정이었고, 나는 그 이야기들을 오랜 세월 그림으로 표현해 왔다. 특히 성경의 내용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나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시각화하고자 했다. 건축과 미술의 접점에서 이루어진 미술 작업은 다양한 재료를 요구한다. 다행히 여러 재료를 다루는 데 익숙한 나는 새로운 시도를 즐겁게 이어갈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은 특별한 아름다움으로 내 화풍 전반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색유리의 맑고 투명한 색감은 자연스럽게 내 그림 속으로 스며들어, 빛과 색의 새로운 조화를 이루게 했다. 건축 작업과 성경화를 그리는 시간을 넘어, 나는 순수 회화의 발전을 위한 탐구를 끊임없이 이어왔다. 이제 인생의 후반부에 이르러, 새로운 그림들 속에서는 사랑과 생명, 우주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사유를 나만의 감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그림의 시작은 언제나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비롯된다.
나는 종교의 이야기에서 인간의 역사를 보았고, 일상 속에서는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깨달았다. 또한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인생의 동반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 도심 한가운데 서서 조금만 시선을 들어 올리면, 사람의 삶을 위해 고심 끝에 지어진 수많은 건축물의 스카이라인이 눈에 들어온다. 그 사이로 하늘이 보이고, 그 하늘 위로 구름이 흘러가며 바람이 불고 비와 눈이 내린다. 그 하늘은 무한한 우주로 이어지고, 나는 그 속의 아주 작은 한 부분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느낀다. 빌딩들은 단순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다. 내게 그것들은 수많은 색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파노라마처럼 다가온다. 끝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실로 신비롭다. 젊은 시절 나의 존재를 묻던 질문은 이제 주변을 돌아보게 하고, 나 아닌 다른 존재들의 소중함에 감사하게 만든다.
잠시 머무는 이 세상에서 마주치는 한 송이 꽃, 스쳐 가는 바람결조차도 끝없는 우주의 시공 속에서 만나는 특별한 인연이며 환희이다. 나는 그 이야기들을 색으로, 생명으로, 아름다움으로 내 그림 속에 담아내고 싶다.
2025 김형주
A Window Into The Cosmos
This 2024 series marks a notable shift in Kim Hyungju’s visual language. Yet, within these works, one finds the convergence of artistic paths she has explored for decades—minimalist technique, material experimentation, sacred art, and architectural collaboration—all now woven into a new poetic narrative.
Kim first emerged as an artist through rigorous minimalist practice, exploring the energy and labor that sustain human life. As her work expanded, she incorporated wood, metal, and glass, developing a deeper inquiry into existence and identity. Her thirty-year engagement with cathedral architecture profoundly broadened her artistic vision. Studying global religious and modern architecture strengthened her understanding of space, liturgy, and the complex collaboration required to harmonize art within sacred structures.
Stained glass became a defining influence, its transparent colors flowing naturally into her paintings, creating new harmonies of light and pigment.
Now, in a new chapter of her career, Kim turns toward universal questions—love, life, time, and the unseen world. Her paintings begin from where she stands: in stories of faith, in the warmth of family, and in gratitude toward those who share this era with her.
When she gazes at the city skyline, she sees not concrete but the living place of countless lives. Between those buildings lie the sky, the winds, the shifting clouds—and beyond them, the infinite universe in which she is a single, small existence. In this brief life, even a flower or a passing breeze becomes a miraculous encounter within endless space and time.
Kim seeks to hold these moments in her work: in color, in life, and in beauty.
